아들, 엄마의 영원한 연인이자 애인

그 말을 아들을 낳기전까진 이해하지 못했다.
아들이 아들이지, 왜 엄마의 영원한 연인이자 애인이 되는지...
그리고, 그 얼마나 이기적인 엄마의 욕심인가라고..

그래서일까.
나는 시어머니가 안계신 남편과 결혼을 했고,
시댁 눈치 따윈.. 보지 않아도 될만큼 비교적 자유롭다.
요즘들어, 새어머니를 들이실 준비를 하는 시아버지가 때론 나를 당황스럽게 하지만..
머.. 남편은 내 편이니까..^^

이제 네살된 큰 아들, 남편을 많이 닮았다.
신랑이 좋아하는 반찬만 좋아하고, 좋아하는 만화도 똑같고,
생긴건 완전 붕어빵이고, 성격까지 완전 똑같다.
만지는 거 싫어하고 자기만의 세상에 있는 것까지 완전 ...
그래서일까 신랑이 미울때면 큰 아들까지 밉다.
그렇지만, 요즘들어 큰 아들..
자길 예쁘다 해달랜다. 안아달랜다. 간지럽혀달래고, 놀아달랜다.
동생 때문에.. 애정결핍..바로 그 상태다.
게다가 엄마가 좋댄다. 엄마가 좋아하는 행동하면, 웃는다.
귀여운 짓은 또 어찌나 자라는지...

이렇게 이쁜 아들 보면서 내 마음 한쪽 귀퉁이가 시리다..

돌도 안된 작은 아들, 나를 많이 닮았다.
생긴건 나랑 완전 붕어빵이고, 사람좋아하고, 순한 성격도 나를 닮았다.
만지는 건 좋아하고 스킨쉽을 참 좋아한다.
첫째녀석은 요맘때 안그러더니, 요녀석은 나를 꼭 만지면서 잔다.
머리카락도 만지고, 볼도 만지고, 손도 만지고..
게다가.. 엄마떨어지면 죽는다고 울면서 넘어가기까지 한다.
나를 너무 사랑하는, 나를 닮은 둘째녀석..
둘째라고,딸이라고 엄마한테 반쪽도 안되는 사랑을 받아왔다고 늘 삐딱했던
나를 닮았다고 생각하니 내 마음이 더 안타깝다.

엄마는 내가 어릴적..
너는 아빠를 닮아서 싫다라는 말을 했었다.
오빠는 첫째니까, 남자니까, 더 잘해야한다고.. 그래서 보통보다 좀 낮은 학업성적으로
아빠에게 많이 혼이 났고, 대신 엄마의 보호와 사랑을 받아왔다.
대신 나는 욕심많고, 독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그 말이 싫었다. 아빠를 닮았다는 말.. 왜냐하면, 엄마는 아빠가 싫다고 입에 달고 살았으니까..

심리학 공부를 하면서
부모들이 해서는 안되는 말.. 닮았다는 말이란다..
이유는 나와같은 감정을 아이가 갖게 된다는 거다.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를 낳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 나는.. 그래서 참 가슴이 시리다.
남편은 자신을 닮은 큰 아이를 사랑의 표현보다는 엄하고 무섭게.. 야단치고 혼내는 일이 많다.
이유는 자신을 닮았다는 이유로,,
나또한 남편을 닮았다는 이유로, 남편에게 받은 상처를 아이에게 표현하는 일이 많았던 것같다.
그럼에도 신랑이 없을때는 큰 아이를 의지하면서..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그렇게 네살 은수에게 정이 붙어버린 것같다.
이젠, 우는 은수가 너무 안타깝고 불쌍하고, 내가 다 눈물이 난다.
녀석,.. 얼마나 속상하면.. 얼마나 답답하면..
이런마음이 든다.

내 어릴쩍 피해의식 때문일까, 나는 본능적으로 둘째를 감싸안는다.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때리면.. 어릴적.. 오빠가 나를 때린 것만 같은 동일한 느낌을 받는다.
작은 아이를 나라고 생각하기까지 한다.그래서 큰 아이를 작은 아이에게서 떼어 놓으며 순식간에 쥐어박는다. '아차!'하는 순간, 이미 늦어버렸다는 것을 감지한다.
결국 나는 큰 아이에게 또 상처를 준게 된다.

새로운 책을 읽으며, 내게 나타난 심경의 변화..
두 아이를 통해 나는 상처받고 자라왔던 나의 과거를 만났다는 거다.
이유없이 큰 아이를 미워하기도 했고, 작은 아이를 끌어안기만 했던 것..
게대가 현재의 복합적인 상황까지 모두 떠안은 상황..
나는 이제 현재를 현재로, 과거를 과거로 분리하는 작업을 해야한다 생각한다.

내 아이를 더 건강하게 자라게 하기 위해..
더 이상, 큰 아이를 신랑과 닮았다 여기지 말아야 하고
작은 아이를 나와 닮았다 여기지 말아야 한다.
그저, 현재의 은수는 은수, 은우는 은우.. 이렇게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고 배려해야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내가 은수를 필요이상으로 억압하게 될것이고,
은우를 필요이상으로 과보호하게 될것이니까.
그건 결코 건강한 육아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그래서 나는 과거에 받은 내 안의 상처를 치유하기로 했다.
나에게 상처주었던 내 자신을 용서하기로 했고,
나를 아빠와 닮았다고 말하며, 나를 억압한 엄마를 용서하기로 했고,
엄마와 나,오빠를 상처준 아빠의 폭언와 폭력을 용서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기도하기로 했다.
내 안에 어린아이로 남아 울고 있는 어린시절 나를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상처준 나를 용서하기로 했다.
한순간에 다 되어지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안다.
내가 온전히 두 아이들을 올바르게 양육하는 그 날까지 나는 기도의 끈을 놓지 않기로 했다.
방언으로 기도할때, 하나님은 사람의 내제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신다고 하셨다.

엄마가 되어서야
나는 나를 더 깊이 발견하게 되었고
두 아이들을 통해 내 상처들을 깊숙히 보게 되었다.

사랑받아본 사람이 사랑할 수 있고, 상처있는 사람은 상처줄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젠, 나 사랑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 두 아이는 세상 어떤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고 사랑을 나눌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나게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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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은수맘